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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Entertainment

공연장별 좋은 자리

“좋은 자리 주세요!” 공연 예매를 하거나 극장 매표소 앞에 섰을 때 우린 이렇게 외친다. 같은 값이면 좋은 자리에서 보겠다는 것이 한결같은 청중의 마음이다. 그럼 그 좋은 자리란 도대체 어디일까? 가장 비싼 자리가 가장 좋은 자리일까? 학창 시절부터 20년간 거의 매일같이 헤매고 다녔던 체험을 빌려 공연장별 좋은 자리를 탐색해 봤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참 재미있는 극장이다. 한 극장 안에서 입맛에 따라 꽤 다채로운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음향도 좋고 앞이 넓은 좌석은 1층 15열인데 정면인 C블록보다 B, D블록을 더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사운드 면에서는 B, C, D블록 1층 15열부터 앞쪽 7, 8열 정도가 훌륭하다. 단 지나치게 앞자리에 앉으면 오케스트라 공연의 전체적 느낌이나 각 악기군을 제대로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2층 앞 좌석은 시야도 시원하고 사운드도 탁월하다. 피아노 연주를 들을 때에는 1층 B, C블록 사이의 통로 쪽 자리가 괜찮은데 이유는 같은 값에 피아노 건반 치는 모습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가격 대비 음향이 가장 좋은 좌석은 합창석의 양쪽 사이드다. 필자가 학창 시절 좋아하던 좌석은 합창석 지휘자 맞은편이다. 지휘자의 멋지고 열정적인 앞모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문화회관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2층 앞쪽 자리. 오케스트라 사운드부터 오페라 · 발레 · 뮤지컬 등 대형 공연물에 이르기까지 좋은 시야와 완벽한 조명을 만끽할 수 있으며 사운드도 훌륭하다. 1층에서는 C, D열의 10열부터 13, 14열이 명당이다. 17열 뒤쪽으로는 2층 지붕이 있어 상대적으로 사운드가 줄어들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지붕을 피해 앉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어떤 극장이든지 오페라를 볼 때는 맨 앞 열인 1열 중앙 자리를 택한다. 명가수가 나를 위해 불러준다는 느낌에 황홀해진다. ‘The Closer you get’이라는 금언이 잘 맞아떨어진다. 하지만 보통 성악가나 관계자들은 1층 뒤쪽에서 전체적인 오페라와 오케스트라의 어울림을 즐기는 편이다.

극장이 콤팩트한 박스형인 LG아트센터는 연극·무용·팝·오케스트라 할 것 없이 사운드 면이나 시야 면에서 비교적 모든 자리에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그중에서도 노른자위는 8, 9열로 VIP석인데 자리가 널찍하고 좋다. 반면 경사가 완만해 앞사람 머리에 시야가 가릴 수도 있으니 참고하자. 13, 14열까지가 최적의 시야와 사운드를 보장한다. 성남아트센터는 400석의 앙상블 시어터와 1000석의 콘서트홀이 매우 좋은 사운드를 인정받고 있다. 실내악과 오케스트라 공연에 최적인 콘서트홀의 경우 무대가 높은 편이어서 맨 앞쪽 열은 불편하다. 독창자하고 눈높이가 같아지는 1층 9열부터 14열까지가 최고의 좌석이다. 성남아트센터 오페라 극장은 앞쪽인 6열부터 20열까지가 사운드 면에서 좋다.

일산에 있는 고양아람누리는 최근에 완공된 극장이다. 오페라 극장인 아람극장의 경우는 성악가들이 노래하기 가장 편하며 청중의 귀도 만족시켜준다. 최고의 자리는 2층 가운데이며 콘서트홀인 음악당은 시야와 사운드 모든 면에서 가장 좋다.

부지런한 자만이 좋은 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 자, 그럼, 오늘도 더 좋은 자리 확보를 위해 일찌감치 표 사냥을 시작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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